어린이 병원에 희망을 전파하다

영국 소년 카메론 스몰(Cameron Small·13세)은 희귀 혈액 질환인 에반스 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신체가 적혈구·혈소판·백혈구 등을 파괴하는 이 병 때문에 카메론은 지금까지 900회 이상 병원을 들락거렸습니다. 혈구·혈소판, 면역글로불린 항체를 수혈받은 것만 벌써 스무 차례 이상. 여기에 다리 혈전증(血栓症·혈액이 굳는 병) 치료와 면역 억제제 약물치료 등이 더해지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루 네 번씩 주사를 맞아야 하는 인슐린 의존형 당뇨까지 갖게 됐죠.

참 불쌍한 아이라고요? 하지만 카메론은 자신의 상황을 같은 처지의 친구들을 돕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 모금을 통해 자신과 같은 처지의 어린이들을 도운 카메론 스몰.(출처: www.mirror.co.uk)

카메론은 네 살 되던 해,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몸이 아픈 것도 괴로웠지만 하릴없이 병실에서 시간을 때워야 하는 건 한창 뛰놀 나이의 카메론을 더욱 슬프게 했어요. 당시 병원엔 TV가 네 대밖에 없었습니다. 입원한 어린이 환자 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죠. 바로 그때 카메론은 TV 수상기 한쪽에서 누군가의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아빠, 저기 TV에 붙어 있는 게 뭐예요?”

카메론의 아버지는 “병원에 TV를 기증하기 위해 모금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이라고 알려줬습니다. ‘나도 아픈 친구들이 더 이상 지루해하지 않도록 돕고 싶어.’ 이후 카메론은 병원에 TV를 기증해줄 사람 수를 늘리기 위한 모금에 나섰습니다. 처음 시도한 방법은 복권(raffle)이었어요. 일정 상금(상품)을 내걸고 숫자가 적힌 복권을 판매하는 방식이었죠. 카메론은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 덕분에 모금 시작 몇 주 만에 TV 수상기 몇 대를 장만할 수 있는 돈을 모았습니다.

용기를 얻은 카메론은 좀 더 많은 기금을 모으기 위해 걷기·달리기 대회, 모래성 만들기 대회, 콩 수프 목욕 등 계속해서 다양한 모금 방식을 시도했습니다.  

카메론은 9만5000파운드(약 1억6500만원)란 큰돈을 모금해 맨체스터 어린이병원에 기부했어요. 병원은 이 돈으로 더 많은 TV·컴퓨터·장난감·게임기를 구입했습니다. 카메론의 활동은 인터넷과 TV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졌습니다. 지난해엔 ‘올해의 청년 모금가 상(Young Fundraiser of the Year)’의 주인공이 됐죠.

카메론의 나눔은 동병상련(同病相憐·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불쌍히 여기며 도움)의 마음에서 시작됐습니다. 혹시 여러분을 아프게 하는 문제가 있다면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눈을 돌려보세요. 그들을 돕기 위한 구체적 노력은 종종 놀라운 힘을 선물한답니다. 카메론이 그랬던 것처럼요.

– 소년조선일보 · 아름다운재단 공동 ‘어린이 모금가 ‘반디’를 만나다’ 캠페인 3번째 기사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