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주의 서부지역, 마치 바다와 같은 아름다운 미시간 호수로부터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그랜드래피즈(Grand Rapids)는 미시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다. 그랜드래피즈는 오랫동안 필란트로피(philanthropy)의 실현을 위해 역동적으로 활동하며 자신들만의 필란트로피 독자성과 혁신을 이루어냈다. 그래서 우리는 출발 전부터 그랜드래피즈의 필란트로피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자전거공장, 갤러리, 연구소

연수 첫날, 존슨센터(The Dorothy A. Jonson Center for Philanthropy)를 방문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자전거 마크와 벽에 걸린 예술 작품들,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세련된 내부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존슨센터의 사무총장(Executive Director) 카일(Kyle Caldwell)은 다소 긴장했던 우리를 부드럽고 친절하게 맞이해 주었다. 카일에게 존슨센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존슨센터 건물은 원래 자전거 공장으로 사용되던 곳이었다고 한다. 역사적 의미를 살려 공장 건물의 틀은 그대로 유지하며 내부는 연구소에 걸맞게 개조했다. 자전거 마크는 바로 그 상징물이었다. 갤러리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벽에 걸려 있는 많은 그림은 주로 선물을 받거나 기부를 받은 것들인데 그 마음을 소중하게 기리기 위해 전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림들은 지역 주민들이 오가면서 볼 수 있도록 공공예술을 위해 다시 기부 되기도 한다. 공장, 갤러리, 연구소 어울리지 않는 이 단어들이 존슨센터 안에서는 참 조화롭게 존재하고 있었다. 다양한 지역과 기관들이 함께 어울려 하나의 필란트로피를 만들어가고 있는 미시간과 닮아 있는 듯했다.

존슨센터를 둘러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많은 미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존슨센터


‘선한 일’을 위한 믿을만한 안내(Trusted Guidance for Doing good)

1992년 미시건주의 그랜드밸리주립대학교(Grand Valley State University)내에 설립된 존슨센터는 연구를 수행하고, 그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전문적이고 조직적인 프로그램과 툴을 비영리단체, 재단, 그리고 지역사회 변화를 위해 공익활동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즉 존슨센터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필란트로피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선한 일”을 효과적으로 잘 할 수 있도록 독창적인 연구, 툴, 교육 등 “믿을 수 있는 안내”를 하기 위해 존재하고 있다.

존슨센터 소개 브로셔

존슨센터 소개 브로셔


효과적인 필란트로피, 튼튼한 비영리단체를 위한 지원

존슨센터는 돈을 필요한 곳에 기부하고 배분한다. 그 돈이 잘 사용되어 지역사회에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기부자/재단’과 ‘비영리단체’를 나누어 지원하고 있다. 기부자와 재단에게는 효과적인 필란트로피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가장 적합한 기부와 배분을 할 수 있는 전문적 프로그램, 교육, 전략과 평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수혜자 능력 향상(Grantee capacity building) 등 이들에게 필요한 맞춤형 연구와 지식, 교육을 제공한다. 한편으로는 비영리단체의 능력을 키워주고, 지역사회 내에서 효과적으로 일하며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모금, 조직관리, 전략계획, 협력 등의 영역과 관련한 일대일 컨설팅, 교육, 기술적 지원하고 있다.

카일 사무총장은 “미시간에 47만여 개의 비영리단체들이 있으며 이들 절반 이상이 2명 이하의 스텝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로 이 숫자가 얼마나 많은 이들이 교육이 필요한지를 의미하고 있다”라고 했다. 튼튼한 비영리단체를 위해서 실무자들에게 체계적인 교육과 툴을 제공하는 존슨센터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힘주어 이야기했다.

존슨센터에서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 소개 페이지를 캡쳐한 사진입니다.

존슨센터에서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 [출처] 존슨센터 http://johnsoncenter.org/


지역사회 변화를 위해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비영리섹터에 전달하기

존슨센터의 미션을 수행하고 비전을 이루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연구조사(research)이다. 존슨센터가 시행하는 모든 연구, 교육, 사업들은 철저하고 정확한 연구조사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하고 있다. 다양한 조사 방법을 활용하지만 가장 비중이 높은 조사 방법은 직접 현장에 나가서 하는 면대면 인터뷰였다. 사무실을 구경할 때 직원들이 거의 자리에 없는 것을 보고 우리가 의아해 하자 카일 사무총장이 모두 현장에 인터뷰 조 하러 갔다고 농담처럼 말해서 모두 한바탕 웃었다. 

존슨센터 벽면에 부착되어 있는 보이스GR(그랜드래피즈 주민들의 목소리)연구 포스터

존슨센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리서치 : VOICEGR 서베이

그만큼 존슨센터는 직접 지역주민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연구조사를 통해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기부자와 재단에게는 필요한 곳에 돈을 기부, 배분한다. 비영리단체가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며 필란트로피가 지역에서 잘 구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었다. 학문적인 연구와 실천 현장이 동떨어지지 않게 현장을 연구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와 툴을 만들고 교육을 제공하는 존슨센터는 학교와 비영리단체를 연결하는 곳, 학문적하지만 실천이 함께 하는 곳, 카일 사무총장의 표현대로 정말 독특한(unique) 곳이었다.

존슨센터에서 나눔교육 해외연수팀이 단체사진을 찍었다

존슨센터 카일 부대표와 그랜드밸리주립대 마크 교수와 함께

 

글ㅣ길영인, 박혜란 (아름다운재단 나눔교육 반딧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