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나뒹구는 동전 모아 어려운 이웃 도와요”

▲ 지난 2007년 12월 페니 1억 개로 채워진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 앞 페니 동전밭(panny harvest field) 행사장 모습.

 

1991년의 어느 겨울날, 아버지 테디 그로스(Teddy Gross)와 함께 길을 걷던 네 살짜리 소녀 ‘노라(Nora)’는 거리에 앉아 있는 한 노숙인 아저씨 앞을 지나가게 됐습니다.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도 노라를 향해 미소 짓던 아저씨의 모습은 노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노라는 아버지가 건네주는 돈을 구걸함에 넣는 대신 아저씨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빠, 저 아저씨를 집으로 데려가면 안 되나요?”

어린 딸의 당돌한 질문에 그로스는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그냥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노라의 질문은 그의 마음속에 숙제처럼 남아 맴돌았습니다.

며칠 후, 그로스는 우연히 현관 열쇠 그릇에 뒹구는 1페니(약 11원) 동전을 한 개 봤습니다. 그리고 길에서 마주친 노숙인 아저씨가 떠올랐습니다. “노라, 우리가 페니로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1페니는 가치가 작아 껌종이, 메모조각 등 더 이상 필요 없는 작은 물건과 뒤섞여 집안 한쪽 구석에 먼지를 뽀얗게 입은 채 쌓여 있기 마련입니다. 흩어져 있는 페니를 모으는 건 노라와 같은 어린아이도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모금 방법이었죠. 게다가 비록 적은 돈이라도 한 푼 두 푼 모은다면 노숙인 아저씨 등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라는 친구 어머니에게 물어봤습니다. “거리의 노숙인을 위해 페니를 기부해주실 수 있나요?” 그는 쓸모없는 동전을 처분해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게 됐다며 노라의 아이디어를 반겼어요.

이후 노라와 아버지는 이웃집을 돌아다니며 집안에 굴러다니는 페니들을 기부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 모금 아이디어는 이후 4세부터 14세까지의 미국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가장 큰 연례 모금 캠페인인 ‘페니 모금(penny harvest)’ 운동으로 발전했습니다. 노라와 아버지는 비영리단체 ‘커먼 센츠(Common Cents)’의 공동 설립자가 됐지요.

작은 동전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는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의 두 학기 동안 뉴욕을 중심으로 한 미국 전역의 920개 학교, 30만 명의 어린이가 모금에 참여했고 이를 통해 75만6273달러(약 8억6000만원)란 큰돈이 모였습니다.

한 작은 소녀의 질문,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내려는 아버지의 노력에서 시작된 페니 모금 운동은 “작고 어린 내가 누굴 도울 수 있을까?”란 어린이들의 질문에 훌륭한 대답이 되고 있습니다.

 – 소년조선일보 · 아름다운재단 공동 ‘어린이 모금가 ‘반디’를 만나다’ 캠페인 14번째 기사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