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1학년 이은경

지난 8월 13일부터 16일까지, 나는 담임선생님의 추천을 받고 사진촬영 자원활동가로 아름다운재단 어린이 나눔캠프와 함께 했다. 때로는 7개의 모둠 중 1모둠의 일원이 되어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고, 때로는 멀리서 70명의 아이들과 지도자 선생님들을 관찰하며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내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많이 대화하고 활동하며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과 감동을 만끽했다.

‘3박 4일간의 캠프? 너무 긴것 아냐?’라며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부모님과 떨어져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낸다는 것에 대해 ‘내 아이가 혹여 다치진 않을까. 누구와 싸우진 않을까. 낯선 이에게 부당한 대우라도 받으면 어떡할까…’ 캠프에 보내기도 전부터 수 만 가지 걱정에 마음 졸이셨을 학부모님들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캠프를 앞두고 걱정이 된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에게 잘해주지 못하면 어떡하지? 봉사활동 할 때 혹시나 아이들이 힘들어하면 뭐라고 타일러 줄 수나 있을까?’ 

ⓒ 아름다운재단 – 고학년 여자아이들에게 인기 짱! 왕언니 포쓰 은경(중간)

 

하지만 캠프에 참가하자마자 이런 걱정은 감동과 안도로 싹 씻겨졌다. 나의 예상과 달리 지도자 분들이 솔선수범을 아니, 모범을 보이기도 전부터 해야 할 일을 척척 해내는 아이들의 모습에 적잖이 놀랐으며, 그런 모습은 이 캠프의 첫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모둠별로 아이들이 야심차게 모금한 금액은 소외된 이웃,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나누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첫 날과 둘째 날, 모둠별로 봉사활동을 하는 시간이 있었다. ‘휴먼 에버’ 요양원으로 향한 우리 모둠은 그 곳에서 선풍기를 닦고, 창틀을 청소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안마해드리고, 마지막 만남 때에는 장기자랑까지 선보였다. 아이들이 지레 겁먹고 할아버지 할머니께 쉽게 다가가지 못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잠시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고등학생인 나보다도 더 열심히, 정성을 다해서 그 분들의 말동무가 되어 드렸다. 후에 아이들은 밤에 있었던 촛불 대화시간에 고백하길, 요양원은 처음이라 많이 긴장하고 걱정했는데 의외로 너무 재미있었고, 자신들이 오히려 도움을 받는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사실 나도 아이들과 똑같은 것을 느꼈다. 요양원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봉사한 것은,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그 분들보다도 나에게 더 큰 기쁨이 되었다. 그건 요양원에서의 봉사활동 뿐 아니라 이 캠프를 통틀어서도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아이들을 촬영하는 그 시간에 기쁨을 누렸던 것은 어느 누구보다도 나 자신이었다고! 

ⓒ 아름다운재단 – 어린이 모금가 <반디> 공연 홍보용 자료를 만들고 있는 아이들. 중앙의 바가지의 정체는 바로, 모금함 ^^

 

1박 2일의 봉사활동 후 둘째 날 오후에 도착한 한마음 청소년 수련관에서는 ‘어린이 모금가 <반디>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단순히 경제관념을 깨우치자는 것이 아니었다. 나에게 1억이 있든지, 100원이 있든지와 상관없이 아이들이 직접, 즐겁게 나눔을 직접 실천하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 집에서 손수 마련해 온 작은 물품들을 내걸고 사고팔며 모금하는 모습은 여느 또래 아이들의 시장놀이와는 차이가 있었다. 그렇게 힘들여 번 돈, 그 돈이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 것이라는 확신에 아이들은 더욱 열심이었다.

또 한편에서 아이들의 재능을 십분 발휘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어린이 모금가 <반디> 공연 한마당’은 강당을 한껏 시끌벅적하게 만들며 새로운 볼거리도 제공해주었다. 아이들이 직접 그리고 붙인 광고지들은 그 공연의 취지를 분명히 얘기해주었다. 이 어린이 모금가 체험 활동이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함이라는 것은 70명의 아이들이 모두 알고 있었다. 아이들이 인지하고 있는 나눔, 그 필요의 절실함, 나눔을 실행하고자 하는 선한 의지는 어린이 모금가 <반디>들의 공연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 아름다운재단 – 요요쇼를 통해 모금에 도전한 현빈과 지수

 

그 후 모둠별로 연 ‘나눔 가치관 경매’는 아이들의 속 깊은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자신들이 생각하는 소중한 가치(효도하는 마음, 배려, 우정 등등)을 적극적으로 낙찰하는 모습은 아이들 각자가 우선시하는 삶의 가치들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이 나눔캠프가 궁극적으로 어린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었던 것이 바로 이 가치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둠별로 체험한 봉사활동을 친구들 앞에서 재연한다거나, 상황극을 만들어 나눔을 정의하는 등의 활동들도 아이들에게 ‘나눔’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데 큰 몫을 하였다. 한 아이도 빠짐없이 몰입할 수 있도록 ‘청소년과 놀이문화 연구소’의 소장님과 지도자분들의 흥겨운 노래와 율동도 큰 몫을 해주었다.

ⓒ 아름다운재단 – 영롱한 오카리나 연주, 나도 어린이 모금가!

 

캠프장에서도 계속 된 촛불모임은 그날 하루를 정리하는 동시에 공동체 생활을 통해 혹여 생겼을 지도 모르는 불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 상대방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돌아가며 꺼내게 만드는 소중한 자리였다. 개구쟁이 아이들도 이 순간만큼은 진지한 모습을 보였고, 나는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감동을 받았다. 

아이들은 3박 4일간의 캠프를 통해 그 작은 고사리 손으로 135만원이 넘는 큰 기부금을 모았다. 이 기부금 덕에 소외된 이웃들이 더 많이 웃을 수 있겠지? 3박 4일간의 캠프동안 나를 감동시킨 70명의 어린이 나눔클럽 아이들, 직접 땀을 흘려 번 돈을 기쁜 마음으로 기부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참된 교육의 모습을, 우리 교육의 희망을 보여주었다.

※ 본 포스트는 2012년 8월 13~16일 어린이 나눔캠프에서 사진촬영 자원활동에 참여한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1학년 이은경 학생이 작성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