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를 선정하여 기금을 배분하는 청소년배분위원회를 준비하며 가장 많은 들었던 조언은 “청소년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 아니다. 원래부터 청소년들의 권한이었으나, 어른들이 임의로 가져간 것들을 되돌려주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였습니다. ‘청소년들이 기금을 배분하기 위해서 어떤 교육과 준비가 필요할까?’라는 질문을 ‘청소년들을 동료시민으로 마주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란 질문으로 바꾸어 준비한 첫 만남, <청소년배분위원회 1기 인터뷰와 오리엔테이션> 소식을 전합니다.

선발하지 않는 인터뷰

청소년배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청소년들을 동료 시민으로 마주하기 위한 첫 번째 도전은 선발 과정이었습니다. 어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이 청소년을 일방적으로 평가하고 선정하는 과정이 되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란 고민 끝에 인터뷰를 ‘선발의 과정’이 아닌 ‘교감의 과정’으로 바꿔보려고 시도했습니다.

인터뷰는 평가의 시간이 아닌 온라인 공지만으로 전달하기에 부족했던 청소년배분위원회 활동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함께 하는 어른(아름다운재단 나눔교육을 진행하는 반딧불이)과 청소년들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하며, 청소년배분위원회 활동여부를 청소년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만약의 경우에는 추첨이라는 방식으로 최종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긴장감이 흐르는 딱딱한 환경이 아닌, 편안하고 환대하는 인터뷰 환경을 만들고, 개개인의 능력을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질문으로 인터뷰를 구성하였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녹아내릴 듯한 뜨거운 날씨였지만 서울 뿐만 아니라 광주, 전주, 경산 등에서도 인터뷰에 참여하며 그동안 자신들의 활동경험과 청소년배분위원회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나누어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인터뷰에서 다른 청소년들의 경험을 듣고 또다른 배움의 시간이 되었다는 청소년들과 다양한 활동경험을 풀어내는 청소년들 덕분에 인터뷰어들도 행복했었다는 훈훈한 소감이 남겨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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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모두로부터 배우는 청소년배분위원회

인터뷰에 참여한 후, 포기 의사를 밟힌 청소년을 제외한 18 명의 청소년이 청소년배분위원으로 구성되었으며, 일주일 후 오리엔테이션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이틀동안 피스모모(http://peacemomo.org/)와 함께 진행한 오리엔테이션에서는  ‘모두가 모두로부터 배우는 시공간속에서 서로가 온 존재로 환영받고’, ‘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평화감수성을 기반으로 그룹 안의 민주적 토론을 위한 온몸 소통을 연습’하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각자의 시공간에서 떨어져 지내온 이들이 함께 모여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온도를 나누고, 생각과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통해 낯선 존재에서 ‘우리’가 되는 첫걸음.  오전 10시부터 진행되는 탓에 얼굴에 피곤함이 잔득 묻어난 얼굴과 손을 잡는것 조차 어색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 수록  굳이 누가 먼저 나서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쉬는 시간에도 모여서 관심사를 나누며 청소년배분위원회라는 커뮤니티를 조금씩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재단 간사나 반딧불이는 지켜만 봤을 뿐. 오히려 우리 존재를 잊었을까 할 정도로 서로에게 몰입하는 청소년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청소년배분위원 모두가 서로 간의 자신만의 특징들이 모두 생생히 드러나 있고, 개성 또한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라며 이야기하며, 청소년배분위원들의 의사결정으로 모든 활동이 이뤄지는 만큼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토론으로 하고 의사결정을 하며, 활동을 만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놓치지 않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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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배분위원회 1기 O.T

청소년배분위원회 1기 O.T

우리들의 도전

청소년들을 동료 시민으로 마주하고 이들의 권한을 되돌려주기 위한 가장 큰 도전은 ‘청소년배분위원회’의 역할만 규정해 놓았을 뿐 그것을 위해 무엇을 보고, 배우고, 경험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누구에게 배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정하지 않고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함께 하는 ‘청소년배분위원회’가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그래서 ‘청소년배분위원회’를 시작하면서 재단 간사로서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과연 이것을 청소년들에게 맡겨 두면 잘 진행될까? 엉뚱한(?) 방향으로 가면 어떻게 하지?’ 등 온갖 걱정을 하며 시작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기우였다는 것을 오리엔테이션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청소년배분위원회 활동-배분을 잘 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무엇을 준비해야 할까?)’란 질문을 통해 청소년들은 우리가 함께 가야 할 길에 대해 탐색하기 시작했고,  그 길은 재단 간사 혼자서 고민해내는 것보다 훨씬 빛 났습니다. 다시금 내가 굳이 무엇을 가르치려고 애쓰지 않아도 이미 온몸으로 느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처럼  ‘청소년배분위원회’는 청소년들에게도 기금 배분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지만, 청소년을 만나는 재단 간사에게 혹은 함께 하는 어른인 반딧불이에게도 청소년을 동료 시민으로 마주하는 새로운 도전입니다. 그동안 습관처럼 청소년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지, 그들을 나보다 어린 혹은 미성숙한 존재로 바라보며 내뱉는 말과 행동은 없는 늘 예민하게 살펴보아야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청소년배분위원회들이 청소년들의 관점과 방식에서 배분하고 활동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비영리계에도 그동안 관습적으로 일하던 방식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시선으로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란 기대를 가져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소년배분위원회와 재단 간사(혹은 반딧불이) 그리고 비영리영역에서는 무엇을 준비하고 함께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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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배분위원회 1기

청소년배분위원회 1기

사진 l 김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