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필란트로피를 찾아서 ③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청소년의 힘으로 우리 마을을 살기 좋은 곳으로 어떻게 변화시킬까?

<시작된 변화>의 한 해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는 노원구립으로 2011년 개관 이후 성공회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위탁운영한다. 입구부터 시끌벅적한 이곳에는 청소년 휴카페 ‘꽃다방’, 마을북카페 ‘다락’, 학교밖 청소년 징검다리 거점공간 ‘나도꽃’, 마을되살림 매장 ‘든든한 보따리’, 아이들이 직접 운영하는 ‘반짝매점’ 등 다른 청소년센터에는 없는 재미난 이름의 아기자기한 공간들이 많다. 이 공간들에서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에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재미난 상상으로 실천하는 마을의 청소년, 어른들이 모두 모인다.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건물 사진입니다<구립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건물 전경 – 출처 : 노원 e 생생정보>

오후 3시 방과후 출출한 시간, 공동부엌에서 아이들이 라면을 끓여 먹고 동아리방 한쪽에서는 배를 깔고 누워서 숙제한다. 놀이방에서는 당구도 치고 숙제도 한다. 공간의 음악은 아이들이 직접 골라 듣는다. 마을배움터의 발표회 연습이 한창이고, 삼삼오오 머리를 맞대고 작당 모의 중인 아이들이 많다. 이곳이 바로 ‘청소년 사회참여활동’ – <시작된 변화>가 시작된 곳이다.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출처 –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시작된 변화> 프로그램 한해

<시작된 변화>는 청소년이 스스로 마을의 문제를 찾고, 해결하기 위해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사회참여활동이다. 이 활동은 ①모여서 동네 돌아보기 ②변화 계획세우기 ③실천하기 ④성찰하고 퍼뜨리기 4가지 활동 단계로 1년 동안 진행된다.

[2~3] 아이들의 입소문으로 마감 완료, 오리엔테이션

<시작된 변화>는 매년 노원구의 청소년(중고등)을 대상으로 2월에 모집한다. 이미 활동해 본 친구들은 우선 지원을 받고 나머지 인원들을 홍보 모집한다. 7년째 진행되면서 마을에 입소문이 나서 아이들은 친구들 손에 손 잡고 팀을 만들어 신청한다. 한 팀은 4명에서 7명으로 제한한다. 모두가 참여하는 팀 운영을 위해서이다. 처음 시작하는 친구들은 오리엔테이션에서 이전에 진행한 다양한 주제와 활동방법들의 예시를 보고, 먼저 활동해 본 선배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활동을 가늠해본다.

3월 오리엔테이션은 다양한 삶의 상상력을 보여줄 수 있는 어른들의 강연으로 시작된다. 정답 맞히기에 익숙한 친구들에게 마음을 열고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영감을 주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나서는 동네 한바퀴를 돈다. <여러가지 연구소>와 함께 하는 마을 공공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마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마을에서 꽃잎을 모아보기도 하고 맨홀뚜껑을 찾아 탁본을 뜨기도 한다. 우리 삶터를 이해하고 가꾸는 주제를 찾을 수 있도록 아이들의 시선을 확장하게 한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날 때는 원하는 팀만 대학생 멘토를 매칭해 준다. 4월엔 중간고사 기간이니 잠시 활동을 쉬었다가 다시 5월이 되어야 활동이 본격 시작된다.

2<출처 –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5] 활동주제 찾기, 무엇을 할까?

시작된 변화의 핵심은 ‘청소년 스스로’이다. 봉사활동시간을 채우고 친구들과 뭔가 재미있는 것을 해보고 싶어 청소년 스스로 신청했지만 어떤 활동을 할지 의견을 모으고 ‘스스로’ 정하기가 쉽지 않다. 멘토나 센터 선생님이 알아서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니 선하고 약한 사람에게 헌신적으로 무엇인가를 주는 것쯤으로 생각하고 선험적인 선행과 관련된 주제를 잡기도 한다. 예를 들어 ‘금연이나 독도문제’ 같은. 그럴 때면 질문해 준다. 그 주제가 ‘너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너의 삶에서 중요한 주제인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한다. 당위로서 들어왔던 주제가 우리 생활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도 알 수 있고 우리가 변화시키고 싶은 것에 대해서 더 구체적으로 계획할 수 있도록 계속 질문한다.

즐겁게 활동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 사이의 균형을 맞춰 주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스스로 즐거울 수 있는 욕구를 관찰하고 발견하기부터 어렵다. 이럴 때는 수다 한 판! 요즘 친구들이랑 뭐하면서 노는지, 어떤 것을 잘하는지, 좋아하는지, SNS에서 친구들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좋아하는 가수는 누구인지, 아이들의 삶을 나누다 보면 거기에서 재미도 있고 공공성도 있는 활동을 찾아낼 수 있다.

9<출처 –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7] 중간점검, 시시한 모꼬지

7월에는 활동 중간점검 시간으로 시시한 모꼬지를 연다. 활동주제가 몇 번 수정되고 헤매고 있는 친구들에게는 응원과 함께 다른 모둠들은 어떻게 하는지 보면서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기회이다. 주제가 비슷한 팀들은 모여서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주제를 아직 정하지 못한 친구들은 그 자리에서 활동주제를 계획한다. 아이들이 힘들어 하지만, 기다려주는 시간이자 스스로의 힘을 가질 수 있도록 응원하는 시간이다.

[6~9] 좌충우돌 어떻게 활동할까?

주제가 한 번 정해진다고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을 곳곳을 답사하기도 하고 정보를 모으기도 하면서 여러 번 계획을 수정한다. 팀원들과 협의하고 조정하면서 진통의 시간을 거쳐야 활동계획이 세워진다.

활동계획을 세울 때 마을에서 활동하고 있는 어른들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센터 공간은 마을에 활짝 열려 있어서 다양한 사람들이 이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아이들이 계획하고 있는 활동과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멘토나 실무자들이 연결 고리가 되어 주기도 하고 아이들은 자신들의 활동주제를 들고 마을로 나가서 어른들을 설득하고 구체적인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연간 활동비도 주어진다. 팀별로 25만 원의 돈을 통장으로 보내준다. 몇 가지 지출 원칙만 지키면 팀활동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계획에 맞게 예산을 세우고 결산을 하는 경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적 자금을 가지고 자신들이 직접 계획한 활동을 마을에서 해본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직접 돈을 주는 것에 대해서 우려하는 어른들도 있다. 우려와 달리 아이들은 사업에 따라 잘 지출하고 정리해낸다.

3<출처 –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10~ 12] 마무리는 글쓰기?

9월쯤이면 활동이 거의 마무리 되고 10월부터는 활동을 되돌아보는 글쓰기 시간을 갖는다. 한 해동안 활동했던 시간을 반추하고 성찰하고 <시작된 변화 보고서>에 들어갈 내용을 구성해서 팀원들이 원고를 쓴다. 자신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한 이야기를 자신들의 언어로 표현하고 공유하는 것을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1월에는 발표회를 한다. 처음에는 4명의 공동체로 출발하지만 발표회에서 마을 구석구석에서 활동한 친구들의 내용을 공유하고 이렇게 많은 친구가 마을의 변화를 위해서 이런 활동을 했다고 느끼고 타인과 연대하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마을 공동체’에 대해서 실감하게 된다. 활동을 자랑하고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활동의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이다. 12월에는 한 해를 함께 한 친구들과 멘토, 센터 식구들이 모여서 송년회를 한다. 처음 시작은 봉사활동시간 채우고 친구들과 자주 만날 수 있다는 이유로 시작하지만 한 해 활동을 하고 나면 아이들의 경험으로 성장하게 된다. 참여한 친구들에게 변화는 시작되었고 아쉬운 마음 때문에 내년에 한 번 더!

5<출처 –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시작된 변화는 계속된다.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www.gycenter.or.kr
연락처 : 02-973-1318 hyeyoung@gycenter.or.kr
시작된 변화 담당 : 청소년사업팀 이혜영 팀장

글 박은주 (아름다운재단 나눔교육 반딧불이) ㅣ사진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실무자 인터뷰는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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