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세계시민교육 – 월드비전이 떠나고 난 후를 생각한다.

월드비전은 모든 어린이의 풍성한 삶을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저개발국가에 대한 지역개발사업, 재난지역에 대한 인도적 지원사업(긴급구호사업)외에도 옹호사업을 3대 사업으로 두고 있다. 월드비전을 떠올리면 해외구호사업이 가장 먼저 떠올랐는데, 인권과 정의를 부정하는 정책과 제도, 관심과 태도를 변화시켜서 빈곤의 구조적, 제도적 문제를 해결하는 옹호사업이 단순히 프로그램의 하나가 아니라 주요 3대 사업의 하나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월드비전 ‘세계시민교육’은 옹호사업의 하나이다. 

세계시민교육이란? 이웃들이 누구나 당연히 누려야 할 인간적인 삶과, 행복을 누리고 풍성한 삶을 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책임감 있고 성숙한 세계시민을 양성하는데 목적이 있다. 세계시민교육을 6~7년 담당하고 있는 이진영 과장, 양승혜 대리를 만나 세계시민교육에 대해 더 자세히 들어보기로 했다.

<월드비전 세계시민교육 수업 중 모습 - 출처:월드비전> 

월드비전 세계시민교육 수업 중 모습 – 출처:월드비전

Q 올해로 10년이 되었다고 하는 세계시민교육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2007년 여름, 한비야 선생님이 CF찍고 받은 1억원으로 중고등학생들 50명이 3박4일 캠프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이슈에 관심있는 친구들모여 지구촌의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토론하고 실천하는 지구밖 행군단이란 프로그램에서 출발했다. 10년전 50명에 불과했던 세계시민학교는 이제 전국 19개 지역에서 700여명의 지역강사와 1,400여개의 교육기관을 통해 40만명 이상의 학생이 함께하는 학교로 성장했다.

Q 세계시민교육은 어떻게 구성되나요?

5가지 주제(인성, 아동인권, 환경, SDGs, 평화)에 맞춰 학교 수업시간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 주제는 월드비전이 다루고 있는 활동에 초점을 맞춰, 환경도 물부족, 식량위기를 다루고 있다. 수업은 동영상 활용, 만들기, 역할극 등 체험활동 위주로 구성되어 일방적인 강의보다는 참여위주의 활동으로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나눔은 수업 전체 회기에 녹아있고, 나눔이라고 하면 물건이나 돈을 모금하여 나눠주는 협의의 의미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아 나눔이라는 카테고리를 따로 빼지 않았다. 월드비전에서는 세계문제의 다양한 부분에 목소리를 내는 것도 나눔으로 보고 있다.

Q 전국 19, 40만명의 학생들을 만났다는 건 엄청난 확산력이다. 어떻게 이런 전국적 교육이 가능한가요?

월드비전은 전국에 20여 곳의 지부가 있으며 700여명의 강사가 있다. 매년 1년 단위 활동으로 강사를 선발하여 인증하고 있고, 24시간 워크숍, 지속적인 스터디와 보수교육을 제공하여 강사의 질을 높이고자 한다. 본부에서 모든 강사 교육을 하지 못함으로 전국 지부에서의 담당자들이 보수교육을 하고 있으며, 본부에서는 전국 지부 담당자들을 자주 만나 소통하고 교육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강사는 대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하며 아동이나 빈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참여해주고 있다. 예전 세계시민캠프(지도밖행군단)에서 아이들은 다른 친구들보다 잘하고 싶어하고, 이기고 싶어하는 마음이 컸는데, 캠프에서는 전혀 경쟁이 될만한 놀이나 활동이 없었다. 이에 아이들은 함께하는 것의 즐거움, 경쟁없이도 배울 수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에 아이들은 경쟁이 있는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평가를 해서 담당자들과 함께 눈물났던 기억이 있다.

이에 기관에서는 강사들에게 학생들에 대한 존중, 경쟁을 지양하는 태도를 중요하게 알리고 있다. 가령 프로그램 중 사탕 같은 리워드를 주면서 경쟁을 유도하지는 않는지, 아이들을 대할 때 너무 경직되거나 엄격하게 대하지는 않는지를 살피고, 수업시간에 경쟁을 유발하거나 평가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 등의 교육을 한다.

<월드비전 세계시민교육 강사 보수교육 - 출처 : 월드비전>

월드비전 세계시민교육 강사 보수교육 – 출처 : 월드비전

What이 아닌 How

Q 6~7년 옹호팀에서 세계시민교육을 담당하셨는데, 기억나는 에피소드를 나눠주신다면?

세계시민교육을 할 때 자신의 꿈이 전 세계에서 가장 넓은 공연장에서 공연을 기획한 공연기획자가 꿈이라는 학생이 있었다. 그러나 교육을 받고 난 후 그 학생은 자신의 꿈을 빈곤하고 소외된 곳에서 공연을 기획하고 싶다고 바꾸어 말했다. 공연기획자라는 꿈은 동일했는데, 어떤 공연을 기획하고 싶은지가 달라졌다. 세계시민교육은 청소년들에게 무엇이 되느냐가 아니라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직업보다 가치가 우선하는 삶을 청소년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Q 일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어떤 걸까요?

바로 바로 눈앞에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 많은 것을 바꿔왔다고 생각했는데 뉴스나 신문을 보며 아직도 세상이 그대로라고 느껴질 때 힘이 든다. 얼마 전 한국정책연구원에서 청소년들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그 때 청소년 활동에서는 교사의 역할이 자율성을 높이는데 중요하고, 청소년들의 절대적인 시간부족이 자발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보았다. 요즘 중고등학생 청소년들은 너무 시간이 부족하고 이런 활동을 할 시간이 없다. 이런 활동도 시간을 내어야 가능한데, 학교 수업시간에 들어가지 않으면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초등학생의 경우 역량 있는 교사가 있다면 그 교사가 가지는 힘이 정말 크다. 그래서 교사역량강화를 위해 교사들과 협업해서 1년에 한번씩 교사용 교재를 집필하고 있고, UN데이에 맞춰 제작 배포하고 있다.

<월드비전 옹호사업팀 이진영 과장, 양승혜 대리>

월드비전 옹호사업팀 이진영 과장, 양승혜 대리

확산보다 깊이 있는 세계시민교육

Q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요즘 청소년들에게 청소년 참여활동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아동기, 청소년기, 성인기 모두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이다. 그럼에도 청소년기는 세계관이 형성되는 시기, 인생의 자양분을 만들어 내는 사고의 유연성이 있는 때이다. 이때 들은 말 한마디가 인생의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큰 전환점이 되고, 대학생보다는 고등학생 고등학생보다는 중학생, 한 학년씩 낮아질 때마다 교육의 흡수율이 높아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우리가 이 청소년들을 놓치면 미래를 놓치는 것이라도 생각한다.

Q 10년의 세계시민교육, 앞으로 10년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요?

2007년 세계시민교육이라는 이름이 생소했다면 현재는 많은 기관에서 세계시민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 월드비전은 세계시민교육의 확산성보다는 질적 역량강화, 교사 역량강화를 통해 단회기 교육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아이들의 삶에 녹아내는 교육을 하고 싶다. 예를 들어 한 교사가 일년간 모든 수업이나 활동에 세계시민교육의 가치를 녹아내면 교내 분리배출부터 이후 아동권리보호 캠페인까지 학교에서 아이들과 만들어낼 수 있지 않겠는가? 이에 교사역량강화 교사연수에 초점을 두고, 강사 교육에서도 한회기만으로 끝나는 교육이 아니라 전체 차시의 교육을 다 진행하고 강사가 학생들과의 라포를 형성하여 다른 활동까지도 연결해서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세계시민교육의 일환으로 전국의 중고등학생 50여명이 모여,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세계시민총회’가 더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2015, 16년 파일럿으로 진행되다 올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올해는 SDGs(지속가능발전목표)를 이해하고, 이것이 왜 나의 목표가 될 수 있을지, SDGs을 알리고 감수성을 높이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내년에는 각 분야별로 워크샵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막 가슴이 뛰고 설렌다.

Q 내가 생각하는 세계시민이란 무엇일까요?

처음 세계시민을 들었을 때는 세계문제에 관심을 갖는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면, 점차 내 주변을 돌아보고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세계시민에서 처음에는 ‘세계’에 방점이 찍혔다면 이제는 ‘시민’에 방점을 찍는다. 일을 하는 사람들이 설레는 활동이라면 참여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재미있을까?

인터뷰를 하는 내내 두 분은 과거를 회상하고 그때의 초심을 떠올렸고,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두 분이 즐거워하며 다음 프로그램을 떠올릴 때 두근거려하는 모습을 보며 나 또한 아름다운재단의 나눔교육을 시작했을 때의 그 설렘, 청소년들과 활동하며 받았던 좌절감과 뿌듯함이 떠올랐다.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앞으로 그들은 또 얼마나 즐거운 일들을 만들어낼지 궁금하고 기대됐다.

가장 빠르게, 가장 필요한 곳에, 가장 마지막까지 아이들의 삶이 회복되는 그날까지를 생각하는 월드비전은 월드비전이 떠나고 난 후를 생각한다고 한다. 그들이 떠나고도 다시 일상의 삶을 살아야하는 아이들, 세계시민교육도 마찬가지이다. 시민교육이후의 아이들의 삶의 변화 뿐 아니라 그 변화를 유지시키기 위한 활동을 늘 생각한다는 그들에게서, 이 교육의 미래를 본다.

 

글 | 나눔교육 반딧불이 조영실